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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눈 - 박형준 본문

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지붕의 눈 - 박형준

초록느낌 2010. 9. 30. 00:01

 

 

 

 

 

옛날의 눈이 별의 눈꺼풀인 눈이

집 지붕에서 깜박거리는 것을 느낀다

낮잠을 자면서도 간혹 나는 저녁을 말하려 애쓰는

꿈에 시달렸지 않은가, 그럴 때 낮잠은

서늘한 구멍이었고 우물이었고 지붕의 눈이었다

눈 오는 날 주름을 겹겹이 껴입고 타는 황홀함을

나 이외에는 보지 못한다, 새금새금한 아지랑이

혹은 먼 그대, 불꽃을 물고

창문에 죽음을 즐기며 오후가 지나간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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