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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굿 [오양심] 본문
그렇게 살았다 뻔득재에서
장작불이 타오르면 잔치 집 굴뚝에서는
맛있는 연기가 저물도록 피어오르고
마당 한쪽에서는 막걸리가 풀어지고
사람들의 안달이 목까지 차오른다
꽹과리가 소리를 열면 징이 달아오르고
장고가 바람을 잡으면
북이 춤을 춘다
삼현육각을 앞세우고 신행 채비를 한 신랑님께서 흑공단 망건에 사모를 정중히 받혀 쓰시고 명주 바지에 저고리를 입으시고 화초단 허리띠에 댄님을 매시고 홍단령 도포를 입어 관대를 졸라내시고 검은색 목화 신을 신으시고 뚜껑 없는 가마에 높이 앉아 자못 그림책에 나오는 양반의 폼으로 마을 어귀를 들어서신 후 고개높이 들어 좌우를 살펴보신다. 문중 제각 상하 채가 솟을 대문을 세워 놓고 마을 초입에 떡 버티고 서 있다 마을 뒤쪽에는 수암산이 황새봉에서 앵무봉까지 펼쳐놓은 산수화 그대로고 마을 좌측으로는 후산마을 우측으로는 덕산마을이 있다 그 한가운데 안성마춤으로 자리 잡은 신산 마을 안에서 다시 웃똠과 가운뎃똠 아랫똠으로 나누어지고 새끼까지 쳐서 뒷똠으로 이 일대는 전부 해주 오씨 일색이다. 신랑님 앞장을 선 날라리소리의 재촉을 받아 대문을 들어서니
신랑을 향한 콩 폭죽이
별빛처럼 쏟아지고
살구꽃 웃음들이
초례청으로 몰려든다
신랑 동향입
신부 추우울
그때야 안방에서 대반각시 부축 받아 신부님이 나오신다 꾸밈새를 살펴보니 팔은 높이 올려 한삼으로 얼굴을 가리시고 원삼으로 손을 가려 활옷을 위에 입으셨다 다홍색 비단위에 장수와 길복이 다 그려져 있다 바위에 물결치고 불로초 앉아 있고 어미봉 새끼봉 연꽃 모란에 호랑나비 동자 등의 문양에다 이성지합백복지원(性之合百福之源)수여산 부여해 (壽如山 富如海 )글씨가 수놓아져 있다 황 청 적색의 색동 소매를 달고 박꽃 같은 얼굴에 반달 같은 눈썹이 돋보이신다 붉게 윤기 나는 입술에 수줍음을 머금은 눈 세수 곱게 단장 하시고 보얗게 분바르시고 연지 곤지 찍어 붙이시고 삼단 같은 머리채는 용허리로 슬슬 빗겨 기름으로 잠재우셨다 명주 웃저고리 노방주 치마우에 양단 허리띠는 맵시 있게 졸라매시고 흰 버선 외씨 발에 신으시고 머리 우에 화려한 꽃장식 화관을 쓰시고 비녀를 꽂으셨다 어깨 양위에 도투락댕기로 앞줄을 허리까지 늘이시고 비단길을 내려 오시는디
하늘이시여! 못난 두 사람에게 앞날에 창창한 광명을 내려 주옵소서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신 부모님을 공경하고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긍흘이 여기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하옵소서 특히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 주옵소서 떡두꺼비 같은 아들놈이나 부용 같은 딸내미의 웃음소리가 가정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시옵소서 오늘 이 시간에 참석하여 주신 많은 분들과 함께 열과 성을 다하여 고하나이다 이들에게 큰 축복을 내려주옵소서 간절히 소원 하옵니다
사람 안에 하늘 있고 사람 안에 땅이 있고
사람 안에 굿이 있고 사람 안에 길이 있다
아무도 상처 낼 수 없는
상처받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고향
뻔득재가 있다
그림과 함께 보는 시집/ 뻔득재 더굿 /서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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