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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곰자리별 어머니 [고영] 본문

문학의 즐거움/시사랑

큰곰자리별 어머니 [고영]

초록느낌 2009. 7. 23. 19:34

 

 

 

 

별 비늘이 떨어지는 겨울밤

꽝꽝 얼어터진 밤하늘에 난장이 섰다

별자리 좌판들이 펼쳐지고 있다

 

물병자리별, 큰곰자리별, 안드로메다, 황소자리별...

야채장수, 생선장수, 호떡장수, 과일장수...

 

큰곰자리별에 쪼그리고 앉아

동태포를 뜨는 어머니

호각소리에 자꾸 칼날이 미끄러진다

 

ㅡ조,조심하세요. 그,그건 어머니 손이잖아요.

 

칼 먹은 손에서 뚝뚝 끊어져 내리는

어머니의 무수한 손금들,

밤하늘에 흐르는 붉디붉은 유성들을 보면

두레박이라도 타고 올라가

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어진다

 

한숨소리가 하늘에 가 닿았나?

물고기들의 영혼이 사는 큰곰자리별에서

별 비늘이 진다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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