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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누이 [이덕규] 본문
간신히 중학교 나와 맨발로 논두렁 밭두렁 두리반에 밥이나 퍼 이어 나르다가
남대문 시장통 먼 일가붙이 내의 (內衣) 가게 점원으로 간 어린 누이가 적금 타서 집에 오던 날
까마득한 참죽나무 위에서 까작까작
너희들이 우는 소릴 처음으로 들었더란다
반창고 칭칭 동여맨 얼음 박인 손가락을 어머니 손에서 자꾸 빼돌려 감추며
얘야 서울엔 자장면이 흔터란다
언젠가는 꼭 너를 그곳에 한번 데려가겠다던 누이가
그해 여름이 채 오기도 전에
반송된 편지 우표처럼 빛바랜 얼굴로 돌아온 날
수수깡 울타리 밑
양 무릎에 얼굴 묻고 웅크린 아버지 야윈 가슴을
너희는 또 그렇게 까작대며 후벼팠더란다
옆집 삼촌들 뒷집 누이들 떼거지로 몰려오던 설날
우리 집 울대 측백나무 가지 위
훌쩍 날아와 울던 낯익은 네 울음소리에 나는 단숨에 행길로 뛰쳐나갔더란다
막차는 이미 떠났고
생각해보니, 올 사람 하나 없는
동구 밖엔 송이송이 함박눈만 까맣게 몰려오고 있었더란다
*밥그릇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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