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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 내는 사내 [이덕규] 본문
이른 봄 과수원에
거름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버려진 사과 알들도 속속들이
머금었던 단물을
주르르 힘껏 내뱉으며 썩고 있다
악취를 풍기며
한 치 한 뼘 흙 속으로 스며들어가
이제 먼 길 떠나는
섬약한 사과나무의
마른 발등을 적셔주고 있다
지금 저 나무들은
썩고 썩은 세상의 구린 뒷맛을
온몸으로 짚고 일어서는 중이다
봄바람에 지물거리는 눈을
반짝 뜨고
허공을 저으며 조심조심 맨발을 떼는
잔가지 연둣빛 어린싹들의
흔들림 앞에
닿을 듯, 닿을 듯 뒷걸음질로
거름을 내며 멀어져가는 한 사내의
거칠고 투박한 손을 따라
아장아장 사과나무들이 걸어간다
*밥그릇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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