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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후일담 [이덕규] 본문
눈 올 때마다 마당 끝으로 밀어붙여 쌓아놓은
눈 더미, 한 겨울 지나 모두들 떠났는데 아직도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신음하는
눈 더미, 잘못 든 길 끝에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죽어가는 떠돌이 여행자의 몽롱한 중얼거림 같은
눈 더미, 무심코 걷어찬 발길질에 지상에 내려와 가장 오래 머문 흰빛이 옆구리에서 환하게 뿜어져 나오는
눈 더미, 혼절했던 어둔 짐승이 문득 깨어나 제 상처를 들여다보며 지르는 외마디 비명 같은
눈 더미, 깊은 어둠 속에 숨어 금서에 발라 먹던 형설! 그 담백한 이념의 뭉게구름소스 같은
눈 더미, 한때 공중에 세웠다가 무너져 내린 망명정부 기밀문서 같은
눈 더미, 명명백백한 세계의 밑그림을 그리다가 감쪽같이 증발한 어느 혁명가의 구겨버린 비밀수첩 같은
눈 더미, 시뻘건 담배공초를 눈에 틀어박자 그 멀고 먼 설국의 비밀을 고통스럽게 발설하는
눈 더미, 허공에 빛나는그 만년제국의 내력을 읽어내려는 순간 백지의 반란 같은 눈사태가 내 머릿속을 덮쳐 온통 캄캄해지는
눈 더미, 누구나 한번쯤 읽었지만 지금껏 단 한 사람도 읽어내지 못한 불후의 베스트셀러 같은
눈 더미, 먼 길을 돌아 나온 늙은 자작나무 토막처럼 모락모락 옛이야기를 피워 올리며
서서히 타들어가는 유언장 같은 이, 눈 더미
*밥그릇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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