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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시사랑

가을, 저문다는 것은/ 이영균

초록느낌 2009. 10. 1. 14:51

가을, 저문다는 것은/ 이영균




때로는 홍조 띤 과일에도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한순간 쿡 가슴에 찔려오는 듯한

어느새 물이 들었을

계절 따라 붉어지는 어린 것들

그런 열매를 보노라면

저 가을 어미 된 나무는

해 저물어 가는 것이 못내 서글퍼진다.


그토록 계절이 성숙하였건만

결코 쉽게 놓아주는 법이 없이

열매, 탐스럽게 매달아 놀고

가랑이가 찢어질지언정

해 질 녘에 힘겹게 서 있는

저 황혼 빛 능금나무


꼭 저 필요할 때라야 걸어오는 전화지만

그래도 흘러나오는 자식의 목소리

반갑다.

저 헐렁한 능금나무처럼.

 

 

 

 

 

2004년  6월  좋은문학 신인상 수상

        7월  한울문학 문인회 부회장(전)

       10월  한울문학 10월호(책속의 책)으로 6기 편입등단 작가상 수상

       12월  "추억으로 가는 편지", "침묵 속에 메아리"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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