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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문동만] 본문
결빙을 위해서 새벽이 서늘했다
발 디디자 자작하니 몸을 가르는,
그 자잘한 핏줄들이
큰 무게를 버틴다 가늘게 갈라짐이
파탄을 이기는 힘이라고
자작자작......몇발자국 더,
살얼음의 힘을 최대한 믿어본다
자작자작......
내가 걸친 앙망(仰望)의 무게조차 견디는
이 질긴 역동을 기억하기로 하자
날 풀리면 저 절개된 상처 서로를 빨아
순한 평정을 이룰 것이다
맹한이 닥쳐도 견딜 것이다
상처를 안으로 얼려서 어설픈 무력쯤은
튕겨낼 것이다
물은 얼지 않게 위하여
얼음은 녹지 않기 위하여 사는 것인가
그 아슬한 결빙 위, 드러난 실핏줄이여
너를 믿고 나는 딛는다
*문동만시집/그네
어린시절에 그런 적이 있었지.
초겨울날 맘이 급한 꼬맹이들이 살얼음 얉얇게 깔린 냇가로 달려나갔다.
서로 먼저랄 것도 없이 자작자작이 아니라 빠자직...
물에 빠진 꼴이 너무 우습다.
아직은 겨울이 아닌데 얼음을 즐길날씨도 아닌데..
왜 그렇게 성급하게 겨울을 즐기려 드는지.
꽝꽝 얼음이 얼면 나무로 스케이트를 만들어 주셨던 아버지.
긴 막대기끝에 뾰족한 못을 박아서 손잡이도 만들어 주시고.
널판지 가로세로 줄맞추어 둘이 앉아도 넉넉하게 만들어 주셨던.
하루종일 얼음위에서 지치도록 탔던 스케이트.
지금은 그럴 물도 없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 계곡은 파헤쳐지고 넓어졌지만
물은 여전히 귀한 손님으로 일년을 버틴다.
어쩌다 큰 소 하나 발견해도 넘 깊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섣불리 내딛지 못하는 서러움.
내 어린시절의 추억을 건네주는 겨울날의 그리움
이제는 살얼음이라도 밟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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