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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술집을 찾아서 [문동만] 본문
내게는 분주하지 않은 술집만 찾아가는 지병이 있다
비는 가늘게 내리고 우산 위로 톡톡 튀는 빗방울이
파격이 없는 내 근본을 조롱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고작 술빚을 생각하며 그 걱정에 술이나 마시는 것
정권이 너희들의 마음대로만 이루어지듯
간혹 있는 주접만큼은 나의 의도대로만 이루어진다
고작 곰팡내 찌든 지하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통속적인 음담과 어울리지도 않는 옛 노래를
부르며 객기에 당도하는 것
나도 모르는 나를 부르며 나를 모르는 너를 부르며
여기까지가 나의 마지막 파격 여기까지가
내 밤의 정거장
아, 아비 제비처럼 젖어 대자로 뻗은
내 발을 씻어주기도 하는 아이들아
미안하군, 살이 찌지 않은 아내여
홀로 술 먹는 밤조차 이해해주는 당신
내가 버는 대로 소비할 것임을
빚을 내어 술을 먹고 사람들을 만날 것임을 안다
그러니 나는 부자도 노예도 자발적 가난의 산골에도
기거할 수 없으리라
사는 대로 이 도시에 살아질 것이다, 사라질 것이다
내가 단골이 되려 했던 적당한 술집들은 다 망했지만
마지막 술집을 찾아야 한다
나는 술병이나 앓다 죽지 않을 것이다
다시 힘을 내어 걸어야 한다 그 침침한 술이라도 먹고
살아나야 한다 파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어딘가 있을 마지막 술집을 찾아서
*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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