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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 박형준 본문
옛날에 한 선비가 살았다.
글을 잘 읽었으나 생활은 엉망이어서,
마누라가 밥상을 차려놓고 밭으로 김매러 나간 사이
지붕으로 비가 샜다.
마누라가 돌아왔을 때 남편은 글만 읽었고
멍석에 널어놓은 보리쌀이 빗물에 둥실 떠다녔다.
세월이 흘러 선비는 관리가 되어
임지로 떠나는 중이었다, 말을 타고
마을로 접어드는데 웬 여자가 밭에서
김을 매고 있다가 관리의 말 앞으로 뛰어들었다.
가난을 피해 집을 나갔으나, 선비의 아내는
여전히 김을 매는 아낙으로 살았던 것이다.
선비가 빈 항아리를 하나 가져오라고 하더니
그 속에 가득 찰 양의 물을 가져오면
옛정을 생각해 다시 살겠다고 말했다.
아낙이 물을 길어 와 땅에 놓인 항아리에
부었으나 채워지지가 않았다.
좀재 가는 길, 친척 잔칫집에 할머니를
따라가던 어린 시절.
커다란 당산나무 아래 쌓인 돌을 가리키며
할머니가 말했다.
"마을 사람들이 안타까워 관리가 가는 길에 있쟈
나무 밑에 돌을 쌓은 거여. 아낙에게 모자라는 물은
항아리에 돌을 채워 맞추라고잉."
산길이 끝나자 강이 내려다보였고,
나룻배가 한 척 전설의 船尾를 길게 끌며
석양에 반짝거렸다.
그때 할머니의 손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돌무덤 위에 얹어놓았던 것은,
태양이 뱃속에서 꾸르륵거리며
몰락하는 강이 되어 어두워졌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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