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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불 [신현정] 본문

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와불 [신현정]

초록느낌 2009. 11. 19. 16:54

 

 

 

 

나 운주사에 가서 와불臥佛에게로 가서

 

벌떡 일어나시라고 할 거야

 

한 세상 내놓으시라고 할 거야

 

와불이 누우면서 발을 길게 뻗으면서

 

저만큼 밀쳐낸 한세상 내놓으시라고 할 거야

 

산 내놓으시라고 할 거야

 

아마도 잠버릇 사납게 무심코 내찼을을지도 모를

 

산 두어 개 내놓으시라고 할 거야

 

그만큼 누워 있으면 이무기라도 되었을 텐데

 

이무기 내놓으시라

 

이무기 내놓으시라

 

이무기 내놓으시라고 할 거야

 

정말 안 일어나실 거냐고

 

천 년 내놓으시라

 

천 년 내놓으시라고 할 거야.

 

 

 

 

 

 

 

바보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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