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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김철진 본문
1. 시를 쓰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김철진
나는 詩를 쓰겠다고 찾아오는 분들을 만나면,
"왜 시를 쓰려고 하십니까?" 라는 어리석은 질문을 제일 먼저 던집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왜 시를 쓰려고 하십니까?" 詩人이 되시려고요?
그냥 시가 좋아서요?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어떤 대답이든 좋습니다.
정답은 있을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분명히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이 말씀입니다.
"詩人이 되기 위해서 시를 쓰지는 마십시오."라는 것입니다.
시인이 뭐 그리 대단한 존재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냥 시가 좋아서 열심히 시를 짓고 공부하며 노력하다가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인은 되어지는 것입니다. 생활인보다 더 나은,
더 아름다운 존재는 없습니다.
먼저 생활인이 되십시오. 그리고 사람의 삶을 사십시오.
그것이 시인되기보다 더 어렵습니다.
왜냐고요?
사람의 삶을 사는 생활인이어야만 진실한 시를 지을 수 있고,
진실한 시만이 오랫동안 독자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생명이 있는
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교만으로 쓰는 시는 어느 순간에는
독자를 속일 수 있어도 그것은 언어의 유희에 지나지 않으며 생명력이 없습니다.
많이 배워야 시를 지을 수 있고 시인이 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진득한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시, 사람의 냄새가 나는 시,
그런 시를 쓰려면 먼저 사람이, 생활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시를 쓰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입니다.
2. 이제까지 배워 알고 있는 지식은 버리십시오.
해방 이후의 우리 나라 학교 교육은 모두 서구식 교육이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나 나나 모두 그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모든 면에서 합리적, 타산적, 이성적이게 되어 조직적이고,
통일성을 추구하고, 논리적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그 모든 것들을
이제는 시를 공부하기 전에 버려야 하겠습니다. 바로 이제까지 배운 것들을
해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만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여러분들 가정에 유리로 된 맥주 컵 있지요?
내가 여러분들에게 그 컵을 들고 "이게 뭡니까?"라고 묻는다면
여러분들은 무엇이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맥주 컵", 아니면 "맥주 잔"이라고 대답하시겠지요.
다른 대답을 생각하신 분이 있다면 대단하신 분입니다.
아마 100이면 100 사람 거의 다 같은 대답을 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그렇게 획일적인 교육을 받았고 그 고정 관념은
우리의 머리 속에 아주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그 고정 관념을 버리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봅시다.
그 유리컵은 유리라는 물질로 만들어진 용기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유리컵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는 것입니다.
물을 부었다면 물 컵이 되고 막걸리를 부었다면 막걸리 잔이 되고
또 사이다나 콜라를 부었다면 음료수 잔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컵을 보면 맥주 컵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그것이 교육에서 생활에서
비롯된 고정 관념 때문입니다.
그 고정 관념을 깨는 것이 교육받은 지식의 해체 작업입니다.
그리고 다시 나만의 눈으로 새롭게 대상을 보도록 하십시오.
3. 장미꽃은 정말 아름다운 것일까요?
우리는 누구나 장미꽃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장미꽃은 정말 사랑이나 정열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꽃일까요?
누가 보아도 사실 장미꽃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꽃장수라서 장미꽃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것도 이 어려운 시대에 남편은 일자리를 잃어 집에서 놀고
여러분이 장미꽃을 팔아서 생활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마침 학교 졸업식 날이라 얼마 안 남은 돈을 다 털어서 장미꽃을 사 들고
학교 앞에 팔러 갔습니다. 장미꽃을 팔아야 쌀이라도 한 됫박 사들고
들어갈 텐데 학교 앞에 가서 종일 팔았으나 워낙 장사꾼들이 많아서
여러분은 얼마 팔지도 못하고 따가운 햇볕에 장미꽃은 다 시들어 버렸다면
그래서 피로에 지친 몸으로 그 시들어 버린 장미꽃을 바라본다면
그 때도 과연 그 장미꽃이 아름답게 보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모든 사물은 보는 이의 마음의 상태에 따라
모두 다르게 비쳐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시를 짓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가령 "장미꽃이 아름답다."라고 시인이 노래했다면 어떨까요?
그러한 노래는 부를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고요?
그 정도라면 시인이 아닌 누구라도 그렇게 노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어떻게 노래해야 할까요?
나만의 눈으로 본, 나의 개성을 표현한, 나만의 장미를 노래해야겠지요.
김철진 시인님의
강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촌장 벽파 김철진(碧波 金哲鎭) <약력>
◆ 자(字):송천(松泉)
◆ 아호(雅號):벽파(碧波).무등(無等).청량산인(淸凉山人)
◆ 경북 봉화 바래미[海底里] 출생
◆ 봉화국민학교, 대구중학교, 경대사대부고, 동국대학교 문리대 졸업
◆ 1968년 국세청 개청 3주년 기념 현상공모 시나리오,
라디오드라마 각 최우수작 당선
◆ 1975년 중앙일보, 197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 1976년 문화공보부 신인예술상 수상
◆ 1981년 6월 ~ 1998년 5월 (주)동아출판사,(주)두산동아 국어부장,
편집기획부장, 단행본 팀장 역임
◆ 희곡 '앤경', '어항 밖의 금붕어', '해돋이', '자정의 외출', '사랑놀이', '
연기 시간' 등
◆ 위인 전기 '안중근', '처칠' 집필
◆ 시집 '아랑아 옷 벗어라'(1991),'시인의 돌'(공저),'어메'(1998) 상재
◆ 현) 국제PEN클럽, 한국문인협회, 한국극작가협회 회원,
월간 <문학세계> 편집위원
◆ 현) 도서출판 '예술촌' 대표, 맛과 멋과 분위기의 토속 문화 공간
'예술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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