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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엘리베이터 [김남호]

초록느낌 2009. 10. 17. 22:07

 

 

 

 

많은 밤을 기다릴 것도 없어 당장

오늘밤이라도 좋아

 

그거 별거 아냐

눈감고 열을 세는 동안 끝날 거야

아프냐고? 가렵지는 얺아

무섭냐고? 상상하기 나름이야

그 다음은 어떠냐고? 그건 그 다음의 일일 뿐이지

 

나는 이층침대를 써

내 잠 위에 누군가의 잠이 포개진다는 거

혹은 내 죽음 아래 누군가의 꿈이 밟힌다는 거

왼쪽 가슴께가 갑자기 스멀거리지 않니?

 

담쟁이덩굴이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어

이쪽 벽과 저쪽 벽을 달리는 덩굴의 속도가 다르대

그건 벽에도 제한속도가 있다는 거지

징검다리를 건널 때의 속도?

그건 담쟁이에게 물어봐

쉿! 짧은마디늑대거미가 지금 이층 침대로 올라가고 있어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봐

 

 

 

 

-링 위의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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