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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시사랑

끝이 휘어진 기억 [김남호]

초록느낌 2009. 10. 13. 12:44

 

끝이 휘어진 기억

 

 

 

 

 

5월은 빛나는 낚시바늘이었다

고래가 낚시를 피해

사막으로 들어간 날

밤새 늑골이 욱신거렸다

소주병을 낚아도 소용없을 때는

늑골로 심장을 낚았다

월척이었지만 죽어 있었다

아픔도 길이를 잴 때였다

늑대가 횡행하는 5월이었고

늑대의 울음은 부피에 가까웠다

사막에도 피는 꽃이 있었다

그들을 거기가 사막인 줄 몰랐거나

자신이 꽃인 줄 모르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사막의 꽃들은 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꽃이 지지 않는 사막에서의 낚시는 지루했다

사막으로 들어간 고래는

끝내 끌려나오지 않았다

사막만 끌려나왔다

5월이었지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집/링위의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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