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Tags
- 효과적인 시간 활용팁
- 희망에 바치는 송가 / 파블로 네루다
- 첫사랑 / 류시화
- 흘러만 가는 강물같은 세월 / 용혜원
- 도종환
- 갈대 존재의 이유
- 희망에게 / 이해인
- 효과적인 공부 방법
-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정하
- 폭풍 /정호승
- 하늘/김춘수
- 행복을 적는 노트 /윤보영
-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 안 도 현
- 편지 / 문정희
- 함께 걸어줄 당신이 그리운날에.../ 김수현
-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이향아
- 하품하는 책 / 유홍준
- 풍접초 / 강은령
- 흔들리며 사랑하며 / 이 정 하
- 훈민정음의 우수성
- 초록꽃나무
- 김윤자
- 편지지와 편지봉투 / 오규원
- 이해인
- 한가위 / 최광림
- 커피/윤보영
- 곽재구
- 태양의 잎사귀들 - 최정례
- 시사랑
- 하얀눈위로그렸던안녕이라는두글자/이민숙
Archives
- Today
- Total
열린 공간
저울에게 듣다 [문동만] 본문
아버진 저울질 하나는 끝내줬다
파단 마늘단, 어머니 무릎팍에서 꼬인 모시꾸러미도
오차없이 달아내셨다 저울질 하나로 품삯을 벌어오던
짧은 날도 있었다 대와 눈금이 맨질맨질해진 낡은 저울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정확히 볼 수 있었던 건
그 눈금이 아니었나 싶다
내게 평을 맞추어 제 눈금을 찾아가는 일이란
아버지가 먹고살 만한 일을 찾는 것만큼 버거운 일이다
균형이란 무엇이고 치우침이란 무엇인가 그런 머리로
내 혼동의 추가 잠깐식 흔들린다
그러나, 저울을 보는 눈보다는
치우치는 무게이고 싶다는 생각
무게를 재량하는 추보다 쏠리는 무게로
통속의 추들을 안간힘으로 버둥거리게 하고픈
그 변동 없는 무게들을 극단으로
옮겨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벼우나 무거우나 역동의 무게로 살라는
이젠 팽개쳐져 아무것도
가늠치 못하는 녹슨 저울에게
지청구 한토막 듣는다
* 그네
아직도 시골에 계신 70평생의 아버지께서는 저울로 무게를 재고 계신다.
정확히 눈금하나하나를 보시면서...
특히 약재나 고추의 무게를 잴때가 그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 커다란 자루도 거뜬히 올리는 ...
어렸을때 그게 너무나 하고 싶어서 일부러 무게를 재어 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균형이 맞을라 치면 기우뚱 한 곳으로 기울어 지고
맨질맨질한 밤색의 저울대는 영락없이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어느 날 정확히 무게를 맞추고 균형을 아루어 냈을때의 그 희열감.
아직도 그러고 계실 아버님.
추의 무게만큼이나 세월도 함께 늘어져만 간다.
'문학의 즐거움 > 시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정호승] (0) | 2009.09.05 |
---|---|
구월이 오면 [박소향] (0) | 2009.09.05 |
낯설지 마라 [문동만] (0) | 2009.09.03 |
매미 [문동만] (0) | 2009.09.03 |
빈자리 [나희덕] (0) | 2009.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