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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나희덕] 본문
일요일 오후의 응급실은
응급하지 않다
집에서 짐을 나르다
허리가 삐끗해 실려온 남자,
주말 야유회에서 옻닭 먹고 옻이 올라
엉덩이에 주사를 맞는 청년,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손톱의 매니큐어를 지우는 할머니,
만성 변비로 장이 꼬였다가
거짓말처럼 나아서 퇴원을 기다리는 주부,
젊은 놈한테 흠씬 얻어맞고
안구검사를 기다리는 늙은 건달
나가 말이여, 왕년에 한주먹하든 놈인디 말여,
세월에는 장사 읎드라구, 젊은 놈하고 한판 붙었는데,
와따, 눈에서 불이 화악 나부러야......
적당히 아플 만큼만 아프고
적당히 치료할 만큼만 치료하고
링거나 맞으며 월요일을 기다려야 하는 통증들이
간이침대에 누워서 얘기를 나누는
일요일 오후의 응급실
이따금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통증은 잠깐씩 깨어났다가 잠이 든다
[야생사과]
오늘 일요일,
자기 생일인데도 '일요일 오후'
응급실을 지키고 있을 케이가 생각난다.
미역국은 끓여 먹었는지?
저녁에 생일파타는 예정되어 있는지?
혼자라는 몸으로 자유를 즐기고 있는지?
아님 진짜 일요일 오후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지?
언제나 응급실은 바쁘기만 하고
그래도 중환자실보다야 낫지 않을까?
월요일 아침 저 여유를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그래도 사랑하는 케이야...
저녁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라도 하렴.
이따금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아마 나의 생일축하문자도 와 있겠지...
축하한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났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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