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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오양심] 본문

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집으로 가는 길 [오양심]

초록느낌 2009. 7. 4. 16:50

 

 

 

 

 

하루해가 지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꾸부정하다

 

그림자도 나이를 먹는가

 

굽은 등 뒤에서

마지막 숨을 토하던 노을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아버지의 하루도 사그라진다

 

어둠에 묻혀

허깨비가 되어 버린 아버지

홀쭉해진 바짓가랑이 사이로

별이 돋는다

 

대문에 그림지가 서 있다

 

 

 

 

*뻔득재 더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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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영이 끝난 모방송국의 일일드라마의 제목이 '집으로 가는 길'이었지요.

일상생활속에서 벌어지는 가족간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행복한 드라마였답니다.

그것을 보던 그 순간만큼은 말이지요. ^^

문득 이 시를 통하여 나의 아버지를 그려 봅니다.

현재의 모습 그대로 어쩌면 그렇게 실감나는 장면인지요.

가슴뭉클하기도 하고 그냥 막 달려가고 싶은 맘입니다.

오늘도 바쁘게 일하시고 돌아가는 늦은 귀가길에 ...

논두렁 밭두렁 이리저리 살피면서

장마철 비소식이 기다려지는 애궂은 붉은 노을은 또 하나의

고민덩어리가 되지요.

비를 주십사 하는 마음도, 넓고 푸른 바다가 그리운 태양도,

밤사이 어둠을 비추는 별빛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아버지의 바짓가랑이 사이로  바라볼 수 있는 별 ...

그 별을 따라 대문밖에서 반겨주실 이는 누구인지요...

그리움이 가득한 시입니다.

오늘밤 전화하실거지요? 집으로 가는 길에...

"아빠 사랑해요^^" 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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