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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시사랑

비밀 [류시화]

초록느낌 2009. 7. 3. 16:10

 

 

 

신비의 서를 나는 읽었네

글자 없이 종이 없이 씌어진

그 책을 나는 읽었다.

저 티벳 성자들의 낯선 세계속으로

나는 가 보았다.

흰구름의 길을 헤치고

밀라레빠와 대머리 독수리들의 대화 속으로

그리고 절대의 음악을 나는 들었다.

연주하는 이도 없이 악기도 없이 울려퍼지는

신비 시인 까빌의 시에 나는 취했다.

나는 술을 마실 줄 모르지만

그가 주는 술은 마실 수있다.

이 술취한 자의 말을 들으라

삶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다만 덧없는 시간의 화살 속에서

그 화살 쏘는 자를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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