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열린 공간

구월은 / 유재영 본문

문학의 즐거움/시사랑

구월은 / 유재영

초록느낌 2009. 6. 19. 14:01

 

 

 

 







구월은 유난히 텅 빈 오지 항아리에 와 있었다
구월은 쓰다 만 엽서 틀린 맞춤법 속에도 와 있었다
구월은 흑백 사진 속 잊혀진 친구의 이름 위에도 와 있었다
구월은 삼촌 제삿날 쌀 씻는 어머니의 가슴에도 와 있었다
강과 과일밭과 노을과 예배당의 빨간 함석 지붕과
마디 가는 들풀과 젊은 느릅나무 아래 죽은 장수하늘소의 시체 위에도 구월은 와 있었다
구월은 와 있었다

'문학의 즐거움 > 시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의 방 / 이규리   (0) 2009.06.19
편지지와 편지봉투 / 오규원   (0) 2009.06.19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 / 황지우   (0) 2009.06.19
늦여름 저녁 / 안도현   (0) 2009.06.19
가을 사랑 / 도종환   (0)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