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첩첩의 꽃 - 최정례

초록느낌 2010. 6. 24. 12:58

 

 

 

 

 

한겨울 속에 여름, 한여름 속에 겨울

한 뿌리 속에 꽃과 잎

 

그것이 꽃이거나 말거나

피거나 말거나

 

너는 아주 멀리멀리서

허물어졌다가 솟아나는 왕국에서

눈보라 치다가 갑자기 고요해지는구나

 

활짝 핀 다음에야 나도 진다

지기 위해 만개했었다

 

목적도 없는 왕

네 안의 눈보라 속에서

쉬었다가 다시 피어나고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고

 

첩첩의 꽃이라 하는 순간

끝, 종을 치는구나

 

 

 

 

 

 

 

-시집/ 레바논감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