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풀잎 - 박성룡

초록느낌 2010. 1. 30. 23:29

풀잎 

     - 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이라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을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 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