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어머니의 바다 [오양심]
초록느낌
2009. 7. 13. 15:48
어릴 때 고향 마을에서는
반장이 마이크에 대고
"오늘은 신산 앞바다에서 영을 틉니다."
라고 하면
아낙네들이 물때에 맞추어
바다로 나간다
나는 무리들 속에 섞여
바지락을 줍는다
바구니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썰물이 올라오자 엄니는
모래밭까지 허둥지둥 마중을 나온다
달님
별님 부르면서
세상에 없는 우리 둘째딸이
바지락을 캤다!고
목청을 높이신다
스무 해 전
엄니 돌아가신 그 바다에서
나는 영을 잘못 트고 있는데
엄니는 지금도 바다를 건너오신다
영을 트다 :바다에 나가 조개를 잡는다는 남도 방언
*뻔득재 더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