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도라지꽃이 피기까지는 [오양심]
초록느낌
2009. 7. 10. 16:27
도라지는 장마철에 파종을 해야
뿌리를 잘 내린다고
농사짓는 아버지가 병실에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뜨거운 여름 없이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캄캄한 먹구름을 이겨 내야 합니다
세찬 비바람에 흔들려야 합니다
온몸으로 울어야 합니다
꽃도 필 때가 있는 것처럼
사람도 죽을 때가 있는 것일까요
도라지꽃이 피기까지는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고
먼 길 떠나는 차비를 하고 계신 아버지는
사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 하늘에 빛나는 자줏빛 노을처럼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이
밝고 환했으면 좋겠습니다
도라지꽃빛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뻔득재 더굿
아파트 앞 어느 시골집에 앞뜨락도 아닌 뒤뜨락도 아닌 옆 모퉁이에
화사하게 피어 있는 도라지꽃밭을 오가며 보곤 했지요.
보라색꽃이 많은데 흰색의 도라지 꽃도 제법 많아서
장미꽃이 진자리를 대신해서 화사하게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있지요.
도라지꽃을 보면 도라지 타령이 생각나지요.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시 속의 병상에 누운 아빠의 말씀처럼 그런 의미기 있었던가 생각해 봅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장마철
꿋꿋하게 서 있던 더욱 화사한 꽃을 피웠던 도라지꽃밭이 생각나서이기 때문이지요.
빗방울이 송글송글 멪힐때 카메라렌즈를 줌인하던 지난해 비오던 여름날.
잠자리 한 마리 하늘빛 그리움속으로 날아 오를때 순간포착 기막힌 장면도 건져 올렸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