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바람 부는 날의 시 / 김기택
초록느낌
2009. 6. 19. 15:07
바람이 분다
바람에 감전된 나뭇잎들이 온 몸을 떨자
나무 가득 쏴아 쏴아아
파도 흐르는 소리가 난다
바람이 부는 곳으로 가보자고
바람의 무늬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 보자고
작고 여린 이파리들이
굵고 튼튼한 나뭇가지를 잡아 당긴다
실처럼 가는 나뭇잎 줄기에 끌려
아름드리 나무 거대한 기둥이
공손하게 허리를 굽힌다
詩.김기택
*계간<시와시학,2003,여름호/다시 읽는 좋은시>에서~~~~~~~~
*'작고 여린 이파리'들이 만드는 그늘 아래
잠시 머물러 있고 싶은
바람의 흔적를 바라보고 싶은 시 한 편에 기대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