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게장 / 최영호

초록느낌 2009. 6. 19. 14:54

 

 

 

 

바다를
한입 가득 깨어 물었다
번득이는 이빨, 아래
소스라쳐 깨어난 파도의 숨결


날카로운 갑각이 꿈결처럼 스쳤다
맞물린 헛기침 사이로
전설(傳設) 감아올리는 뱃고동 소리,
아득한 수평선에 눈을 맞추고


불쑥 치켜든 흰 물결 바다 냄새
입속에 번져갈 쯤이면
물보라 끌어안고 누운,
적막도 뒤따라
조금 구겨지는 듯 펼쳐져 갔다


기진한 잠의 끝,
천연스레 코 골던 게 한 마리가
간장 속
낮달을 집어든 채
조각조각 썰어내며 야유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