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초록느낌 2009. 6. 19. 14:52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류시화詩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 새
새들은 지난 세월을 묻지도
후회도 하지 않는 걸까?

우리는 돌아킬수 없는 지난 세월을
되씹으며 늘 반추하는 삶은 아닌지...
다시는 묻지말자.
돌아보지 않는 새처럼...


오직 오늘과 내일의 희망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