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가을 편지 / 이성선
초록느낌
2009. 6. 19. 14:27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식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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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선/ 강원도 고성 출생
고려대 농학과 및 동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1970년[문화비평]으로 등단
시집/ 하늘문을 두드리며, 새벽꽃 향기, 산시,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시와시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