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즐거움/시사랑
아버지의 등/정철훈
초록느낌
2009. 6. 19. 14:23
~~**~~**~~아버지의 등~~**~~**~~ 만취한 아버지가 자정 너머 휘적휘적 들어서던 소리 마루바닥에 쿵, 하고 고목 쓰러지던 소리 숨을 죽이다 한참만에 나가보았다 거기 세상을 등지듯 모로 눕힌 아버지의 검은 등짝 아버지는 왜 모든 꿈을 꺼버렸을까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고 삼십년이 지난 어느날 아버지처럼 휘적휘적 귀가한 나 또한 다 큰 자식들에게 내 서러운 등짝을 들키고 말았다 슬며시 홑청이불을 덮어주고 가는 딸년 땜에 일부러 코를 고는데 바로 그 손길로 내가 아버지를 묻고 나 또한 그렇게 묻힐 것이니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서러운 등짝 사람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