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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시사랑

밤에 쓰는 책 한 페이지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초록느낌 2012. 1. 17. 17:53

 

 

  밤에 쓰는 책 한 페이지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어느 오월 밤, 서늘한 달빛 속

잿빛 풀과 꽃들이

초록 향기 풍기는 기슭에서

배를 내렸다.

 

색맹의 밤,

나는 비탈을 미끄러져 올랐고

하얀 돌들은

달에게 신호를 보냈다.

 

몇 분의 길이와

58년의 폭을 가진

시간의 한 부분.

 

내 뒤로는

납빛 반짝이는 물결 너머

다른 기슭이 있었고,

통치하는 자들이 있었다.

 

얼굴 대신

미래를 가진 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