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열린 공간

단단하게 접힌 우산 하나/김기홍 본문

문학의 즐거움/시사랑

단단하게 접힌 우산 하나/김기홍

초록느낌 2009. 6. 19. 13:36

 

 

 

 

비가 내린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있다
그날 바람의 옷자락처럼
비가 토막소리를 내면서
창턱을 넘어 온다
뒤늦게 엉킨 먼지가 몇 개의 상자처럼
비에 젖을뿐
가벼운 빗방울 소리
들리고 있다
들이치기라도 할 것처럼
헛수고처럼 내리고 있다
安心하라고
無事하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생색을 낸다 하지만
빗소리 점점 들리지 않는다
集中하지 못하는 音樂처럼
부서지고 뒹구는 소리
귓속으로 어지러이 드나들고
들리지 않는다